머리 감는 거 좋아.
근데 귀찮아.
좋은데, 귀찮아.
악!! 귀찮아ㅠㅠㅠ
머리 감는 걸 싫어하는 건 아닌데,
머리카락 기부를 생각하면서 머리칼은 점점 길어지고,
곧 잘라버릴 머리라고 관리를 안 할 수도 없고.
안 그래도 바쁜 아침마다 머리에 쓰는 시간이 한나절이다.
샴푸는 다양하게 사용해 보는 걸 좋아해서 그동안 올리브영에서 '판매순 정렬'로 이 샴푸, 저 샴푸 유목생활을 해 왔는데,
이번엔 궁금했던 샴푸바를 겸사겸사 구매.
이번엔 왜 겸사겸사냐면,
우리 집 화장실에서 플라스틱 샴푸통을 없앨 수 있는 '고체샴푸' 그 자체에 대한 관심도 있었지만,
샴푸랑 같이 판매하는 트리트먼트바가 무려 노워시다! 이 말씀.
개인적으로 그동안의 샴푸바에 대한 사용 경험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완전완전 옛날에 러쉬에 빠져있을 무렵 사용했었던 점핑 어쩌고.(맞나? 보라색 샴푸바였는데)
그리고 올인원 비누라며 아는 사람은 아는 도브비누. 이 정도?
솔직히 이전에 샴푸바를 사용했을 땐,
환경보호, 노 플라스틱 - 이런 거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었던 것 같고
그때도 샴푸 유목 생활 중 내 눈앞에 나타난 제품들을 골라잡았었는데,
러쉬 점핑 어쩌고는 뻣뻣한 사용감 + 미친 가격으로 사용 중단.
샴푸 하나 가격이 미쳤다는 게 아니고, 러쉬 제품 하나하나가 어찌나 매력적이신지,
개미지옥 같은 새끼가 매장 갈 때마다 내 주머니를 홀랑 홀랑 털어가서 잠깐 허세에 찌들어있다가 결국 러쉬 자체를 탈출(물론 가난한 내 기준임ㅠ)
도브 비누는 하나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해결된다는 게 꽤 나쁘지 않았지만,
솔직히 나 이때 머리 엄청 빠졌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는데, 도브 비누로 머리만 감으면 머리 진짜 많이 빠졌다ㅠㅠ
그래서 결국 이것도 사용 중단.
그렇게 샴푸바와의 인연은 마무리되는 줄 알았는데,
언젠가부터 톤28, 요 제품들이 자꾸 눈에 띄더라.
그런데 우리 샴푸바 = 비누 하루 이틀 써 본 거 아니고,
이런 거 쓰다 보면 나중엔 꼭 너무 단단해져서 거품이 안 나거나 1/3은 녹아 없어지거나 하는 문제들로 사용감이 의심스러워 막상 지르진 못하고 눈으로만 보다가 마침 새로운 샴푸 구매의 시기가 다가와서 마지막으로 속는 셈 치고 고고!
이런 MZ 같은 샴푸 놈, 요즘 세상 돌아가는 분위기를 잔뜩 읽었다.
비건, 제로 플라스틱, 자연성분 유래, 방부제 프리 등등
내가 고른 건 바오밥 나무 오일이 주성분으로 사용되었다는 바오밥.
사용자 타입에 따라 몇 가지 종류 중에 선택이 가능하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향으로는 플로럴 향이 어쩌고 하는데,
내 코에는 목욕탕 사우나 향.
궁금하니까 사긴 사면서도 샴푸 후 머릿결이 많이 뻣뻣하진 않을까 하는 부분이 많이 걱정됐었는데,
실제로 사용해 보니 요거, 쫌 괜찮다.
조금만 문질러도 거품이 금방금방 풍성하게 나는 편이고, 샴푸 후에 완전 엘라스틴~ 엘라스틴~ 쨔라락~~ 까진 아니지만 뻣뻣하게 엉키는 것도 없다.
앞서 목욕탕 사우나향이 난다고 했던 부분도 나쁘지 않고. 오. 지켜볼만하군요.
그리고,
이건 블로그에 기록해 둬야지, 했던 진짜 좋은 거!
같이 샀던 트리트먼트바!!
NO WASH!!
노 워시!!
노 워시라 이 말이야!
눈이 시리게 샛노란 치자 단무지 같은 트리트먼트바.
향은 망고 셰이크 같은 달콤 달콤?ㅎㅎ
제품 자체에서 나는 향이 강한 편이어서 처음 꺼내고 몇 주 간은 화장실 방향제 저리가라.
향이라는 게 주관적이라 물론 개인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토나오게 단 향이 아니고 화장실 들어갈 때 마다 기분전환 되는 정도의 기분 좋은 상콤&달콤함이라 나는 딱 좋았다.
제품 사용면에서 좋은 건,
뭐니뭐니해도 노 워시.
와, 나 이거 쓰고 아침 샤워시간 10분은 줄어든 것 같다. 진짜.
요 양반도 타입별로 골라 사용할 수 있는데,
샴푸바 사용 후에 줄줄 흐르는 물기만 좀 없애고,
트리트먼트바로 머리 빗어주듯 쓱쓱 발라주고 타월로 물기 털어준 후에 드라이기로 말리면.
굿!
막 물미역 - 이 정도는 아니지만 충분히 부들부들 만족스러운 정도였다.
이전에 사용했던 샴푸에 비하면 샴푸 중 빠지는 머리카락 양도 줄어든 것 같다.
거품양 좋고,
머리 뻣뻣함도 없고,
머리카락 빠지는 것도 줄고,
플라스틱도 안 쓰고,
향도 좋고.
뭐야, 이거 좋잖아! ㅋㅋㅋㅋㅋㅋㅋ
아주 굿 쇼핑이었다.
다만 한 달 넘게 쓰는 동안 계속 고민 중인 건,
이거 보관을 어떻게 해야 할지...
시중에 판매하는 비누 붙이는 자석 같은 건 사용하고 싶지 않고,
(금속이랑 비누 궁합이 좋지 않다.)
깔끔한 비누 받침을 찾거나, 플라스틱 병뚜껑을 붙이는 게 최선인가 싶은데.
비누를 위해 비누 받침을 또 사는 건 애초에 노 플라스틱 어쩌고 했던 거와는 맞지 않고.
(소비를 위한 소비, 지양하자)
그래, 쓰레기통에서 넓적한 병뚜껑이나 찾아보자.
어쨌든 샴푸 새로 사야 하는 사람,
아침에 바빠 죽겠는데 머리 감고, 헹구는데 버리는 시간이 한 나절이요, 하는 사람.
이거 너무 추천이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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