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짜든둥 굴러가는 나의 일상/나는 오늘

처음보다 더 쫄리는 쿠팡 두번째 출근

by 기대해박 2024. 3. 5.

 

주절주절 적어보는 나의 두 번째 쿠팡 알바 체험기(?)

지난번 첫 체험 이후 짬이 될 때마다 스케줄 신청을 했지만 의외로 이게 알바 확정되기가 쉽지 않아서 기회가 없었다가,

3.1절 전후로 문자로 알바구인 광고 온 걸 보고 신청해 봤더니 확정!

 

나중에 들으니 연휴 전후로 물량이 몰려서 평소보다 250여 명 정도 증원했다고 하니 나도 그 기회를 틈타 확정된 듯.

(그동안 알바 확정은 한번도 안 됐었는데, 의외로 계약직 채용 안내 연락은 종종 왔었다. 저 회사 다녀요. 아직은 그만 둘 생각 없어요..)

 

첫 번째 알바 때는 인터넷 세상에 쿠팡 알바 처음 가면 어떻다! 하는 정보들이 엄청나서 그것들 훑어보고 갔어서 미리 대충 흐름을 알고 갔었는데,

두 번째는 이게 마음은 뉴빈데 대우는 그렇지가 않대서 처음과는 다른 긴장감이 있었다.

쫄려요. 쫄린다고요ㅠㅠ

 

 

센터마다 공정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주절주절 순서대로 적어보는 내가 경험한 쿠팡 두 번째 출근. 원투쓰리!

 

1) 알바 확정받고 시간 맞춰 셔틀 탑승.

이상하게 새벽에 버스 기다리고 있으면 눈물 날 것 같은 기분(참고로 쿠팡 알바하라고 아무도 억지로 시킨 거 아님)

버스는 오늘도 출발시간 맞춰 칼 출발이다.

 

2) 센터 도착 후에는 출근 확정 시 안내받은 출/퇴근 장소로 이동.

버스 내려서 사람들이 몰려가는 곳으로 같이 이동하면 되는데(물론 난 첫날 이것도 헤매서 건물 들어올 때 확인 했던 분 붙잡고 물어봤다.) 고양센터의 경우, 6층 인도인접장 집결.

 

3) 출/퇴근 장소에 가면 공정별로 출근 체크 하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본인이 신청했던 공정이 표시되어 있는 곳에 줄을 서서 차례 기다리면서 쿠팡 와이파이 연결 후 쿠펀치 열어서 체크인 먼저.

 

 

 

4) 내 차례가 되면 확인하는 사람에게 체크인 화면을 먼저 보여주고, 그 다음 QR체크인을 열어 확인받는다.

QR 확인 후엔 목걸이 출입증을 주는데, 이때! 내가 배정된 업무에 따라 이동장소를 알려주니 잘 듣고 찾아가면 된다.

(첫 출근과 다른 점이 이 부분. 첫 출근 때는 출근 체크 줄부터 첫 출근용으로 따로 있었던가? 아니면 출근 체크 후에 따로 저쪽으로 가서 안내받으라고 알려줬던가? 여하튼 처음이라 써야 할 서류들 받아서 교육장으로 이동하라고 안내해 주고, 이후 단체로 모여서 교육 후 공정별로 담당자가 챙겨 다니는데,

두 번째 출근 때는 출근체크 하면서 개별적으로 집결지 확인하고 내가 알아서 찾아가야 한다. 이 부분이 어떻게 되는지 몰라 혼자 센터 안을 헤맬까 봐 쫄)

 

5) 보통 몇 층의 몇 번으로 가세요~ 하고 안내를 해주는데, 이때 숫자는 건물을 올려다보면 크게 표시되어 있다.

사진의 위치는 A동 4층의 11, 12, 13 이런 식

 

물론 난 몰라서 또 조끼입은 아무나 붙잡고 물어봤음(그래도 한 번 가봤다고 이젠 마음의 고향 같은 교육장, 분명 관리자(=조끼) 하나쯤은 무조건 있겠지 싶어 들어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조끼입은 누군가가 고된 하루를 앞두고 가루 영양제 먹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입에 털어 넣는 순간에 물어봐서 억지로 억지로 삼키고 대답해 주느라 고생하셨다. 쏴리. 제가 쫄아있어서 눈에 보이는 게 없었어요)

 

6) 알려준 장소로 가면 공정 안에서도 세부 역할에 따라 또다시 구분.

뭐 이때부터는 서 있으면 담당자들이 알아서 줄 세우고 데려가고 뭐 알아서 한다.

줄만 잘 따라다니면 미아는 안될 수 있음.

 

7) 그리고 오전의 대부분을 교육으로 보냈던 첫날과는 다르게, 둘째 날부터는 짤 없이 간단한 맨손체조+조회 후 8시부터 업무 시작!

보니까 이전에 내가 업무 했던 것도 다 관리가 되고 있는지, 지난번 첫 출근 때 출고 업무 중 포장일을 했었는데,

처음 일반 포장으로 일을 배우다가 퇴근 얼마 전 갑자기 잡혀가서 멀티포장을 배운지라 멀티포장은 머릿속에서 거의 지우고 있었었다. (일반 포장 - 물건 1개씩 포장/ 멀티 포장 - 물건 1집씩 포장-합배송 느낌-)

이번에도 포장을 하게 돼서 멀티 가능하신 분! 멀티 가능하신 분! 물어볼 때 입 다물고 일반 포장에 서 있다가-난 내가 하는 게 멀티 포장인 줄 몰랐지..- 나중에 작업대 배정받을 때 어? 멀티 하실 줄 아시잖아요, 하면서 멀티 포장으로 보내졌다.

 

 

(이때도 출근 신청할 때는 입고/출고/어쩌고/저쩌고 하고 큰 분류로만 출근 신청을 하기 때문에 막상 가서 세부 공정 중 뭐 하러 왔냐고 물어보면 당황하게 되는데, 그땐 그냥 그런 거 몰라요, 하면 알아서 필요한 곳에 배정해 준다ㅎㅎㅎ 난 지난번에 왔을 때 뭐 배웠어요? 포장이요! 해서 포장 업무. 사실 집품인가? 물건 찾으러 다니는 거 그거 해보고 싶었는데; 나중에 기회 되면 물어봐야지.)

 

8) 작업대 배정받으면 열심히 일 하다가,

 

9) 점심 무렵이 되면 작업반장 같은 사람이 한 명씩 점심때를 알려준다 (우리는 2교대로 식사)

 

10) 벽에 보면 식당 별 식단표 같은 거 적혀있는데 아이고, 구찮다. 전에 왔을 때 여긴 7층이 맛집이다라는 얘기를 들었어서 그냥 바로 7층 고고(고양센터는 식당이 3곳)

식사는 한식이나 샐러드, 직접 끓여 먹는 라면 중에서 원하는 메뉴로 골라서 아침에 받은 출입카드로 찍고 먹으면 된다.

오랜만에 식판이라 반찬 별 위치를 제대로 파악 못하고 국 자리에 김치볶음? 김치불고기볶음? 담기ㅎㅎ(일부러 아니었음. 실수)

 

11) 점심시간은 1시간으로 개인적으로 알아서 밥 먹고 쉬고, 하고 싶은 거 하면 된다.

어차피 센터 내에서 어디 나가는 건 무리일 것 같으니 난 양치하고 한숨 돌렸다가 다시 복귀.

이건 셔틀, 식사와 함께 쿠팡 복지로 알려져 있는 자판기 음료. 300~400원 대로 구성되어 있다.

 

12) 오전엔 사람을 도대체 왜 많이 뽑은 건데? 싶을 정도로 여유롭더니(덕분에 지난번에 배우고 오랜만에 다시 해서 버벅거리던 부분들 복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잘 모르겠거나 이상하다 싶은 건 무조건 주변 누군가를 붙잡고 물어보면 해결 난다.) 오후엔 아하! 이래서! 싶을 정도로 몰아치는 시간들이 몇 번 있었고,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코드 리더기와 한 몸이 될 수 있었다.

 

13) 오후 6시 1분 전까지 꽉 채워서 근무하다 퇴근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소리 듣자마자 체크아웃하러 출발!

여러 공정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퇴근하기 때문에 사람이 정말 많이 몰린다. 굳이 퇴근을 빨리 해야 할 필요를 묻는다면 그래야 셔틀버스 자리를 원하는 곳에 앉을 수 있기 때문에?

출근할 때 모였던 장소로 다시 가서 사물함에 넣어둔 짐 챙겨서 체크아웃하고 목걸이 출입증 반납. 그리고 바로 퇴근 버스 찾아서 자리 맡고 화장실.

(층층마다 건물 벽에 노선별 퇴근 버스 안내도가 붙어있으니 이것도 미리 확인해 두면 퇴근할 때 용이하다.)

 

지난번엔 모르고 화장실 먼저 갔다가 버스 타러 갔더니 다른 사람들은 이미 다들 자리 맡아두고 사라져서 가방들만 가득. 어차피 퇴근 셔틀은 바로 출발하지 않기 때문에(버스 겁나 많다. 차례차례 빠져나가는데만 해도 한참) 어디서 한참 놀다 오는 게 아니라면 버스는 나를 기다리고 있다.(참고로 우리 집 가는 버스는 6시 30분 출발했음)

 

--------------------------------- 이렇게 힘들었지만 어찌어찌 두 번째 쿠팡 알바도 끝!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이곳에 오면 참 내가 보잘것없이 느껴지기도 하고(어리바리하다 조끼에게 싸한 눈빛을 받고 우울해졌지만 억지 긍정으로 정신승리. 야! 나 사실 네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실수했다고! 몰랐지?ㅋㅋㅋㅋㅋㅋ)

평소 볼 수 없었던 사람들 사는 모습도 보게 되고 잠시지만 사람, 관계, 일 등등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는 듯.

어차피 퇴근 소리와 함께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흩어져서 다음의 인연 따위 없어 그런지 가벼워 좋은 점도 있다.

 

물류창고라는 특성상 건물 층고가 높아 계단이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계단이 아니라서(숫자로는 1층인데 보통 건물의 3개 층만큼 오르내려야 한다ㅠ) 이번에는 어지간하면 엘리베이터로만 이동하려고 했는데, 퇴근 앞에서는 짤 없다. 계단으로 달려!!

 

확실히 그래도 한 번 해봤다고, 건물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뭐가 어떻게 되는지 눈에 좀 들어오기도 하고, 출근할 때나 퇴근할 때 뭔가 쓸쓸해지는 기분은 여즉 좀 그렇고.

 

 

 

어쨌든 두 번째도 그럭저럭 할 만했다.

이왕 하는 거 다치지 말고, 이렇게 짬짬이 용돈벌이해서 맛난 거 사 먹어야지!

 

아, 그리고 전에 쿠팡 알바 핑계대고 샀던 카시오 전자시계도 잘 써먹었음ㅎㅎㅎ

공지에는 전자시계 반입 금지라고 적혀있기도 했는데, 안된다고 하면 풀지 뭐, 라는 생각으로 차고 갔었는데 그냥 내가 운이 좋았던건지, 별로 상관없는건지 의외로 제대로 검사도 안하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