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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위에 하루 쌓기/30분 달리기

달리기가 몸에 익는 데 걸리는 기간

by 기대해박 2024. 3. 18.

작년 하반기 런데이 30분 달리기 연습을 한 턴 마치고,

그때는 분명 내가 앞으로 엄청 안정적인 취미 달리기인이 될 줄 알았었다.

 

왜냐하면 30분 간 달린다는 일이 힘들긴 힘들어도 분명 나아지고 있는 게 느껴졌고,

매주 월, 수, 금 빼먹지 않고 달리는 것이 루틴화되어 몸에 익숙해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달리기 뽕에 흠뻑 취해 이런 날들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12월, 1월을 지나면서 춥고, 춥고, 춥고, 춥고 + 연말 회식, 회식, 회식, 회식.

추운데 술 먹고 돌아다니니 감기도 걸리고, 숙취도 심하고, 눈 때문에 길도 미끄러운 것 같아.

오늘은 안되겠다, 오늘도 안 되겠다 하다 보니 어느새 몸은 둔해지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도 싫어지고.

 

하..

 

2월쯤 되니 이미 몸무게는 늘어날대로 늘어나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되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아니, 달리기 해서 군살 빠지고 피부 좋아지고 이런 건 진짜 몇~~~ 달이 걸린 것 같은데

(솔직히 그것도 막 드라마틱하다 할만큼 엄청난 정도도 아니었음)

 

다시 돌아오는 건,

아니지 그거에 한동안 거의 끊었었던 매일매일 맥주 습관까지,

나쁜 건 왜 이렇게도 빨리 체득되는건지.

 

인생.. 쉽지 않다...

 

 

그렇게 쫄려오는 바지에 등 떠밀려 다시 나가 달리기 시작한 지 이제 한 달.

정확히 따지면 한 달 보단 더 지났지만 실제로 나가 달린 건 4주 치 정도. (1주에 3번 달리기 * 4주 = 12번!)

 

다시 시작할 땐 그래도 한 번 해봤는데 금방 컨디션 올라오겠지, 하는 자만이 있었지만

정작 달려보니 여전히 매회 힘들고 나가기 싫고요,

한번 해봐서 알고 나니 더 하기 싫다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뭐든 하면 된다. 남는다. 그러니까 일단 하자!

 

이제야 좀 루틴이 잡히나? 싶은 기분에

열받아서 처박아뒀던 체중계에 올라보니 내내 늘기만 하던 숫자가 잠깐이나마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기도 하고ㅎ

무엇보다 옷 갈아입다 문득 오, 뱃살이 좀 정리되고 있나?!! 싶으니 이제 슬슬 다시 달리는 즐거움이 올라오는 것 같기도!

 

런데이 30분 달리기 연습 6주 차까지는 지구력을 위한 연습,

이제 낼모레 7주 차 시작되면 그때부턴 진짜 달리기를 위한 연습이 시작된다는데

두려움 반, 기대 반.

아침이 되면 또 나가기 싫기도 하겠지만,

그렇지만 안다. 어쨌든 난 뛰러 나갈 거고.

결국 또 웃으며 집으로 돌아올 거란걸.

 

나 같은 달리기 쪼렙들 중 혹시 오늘 그만둘까, 내일 그만둘까 고민하고 있는 양반들이 있다면,

아님 언제쯤 달리는 기쁨이란 걸 알게 될까 궁금한 양반들이 있다면.

일단 한 달만 달려보자!

 

한 달쯤 달려보면 킵고잉 할 것인지,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다, 할지

가늠이 될 거야.

근데 달려보니 좋긴 좋더라.

 

그러니 다들 keep on running!

 

런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