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가 땡기는 점심이면,
조용히 혼자 가는 집.
나는 혼자라도 가게 안은 이미 직장인들로 가득 차서 시끌벅적 정신이 없다.
서울시청 뒷편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고려보쌈.
이전엔 삼계탕집이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간판이 바뀌고는 아주 예전부터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시끄럽고 정신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집을 찾는 이유.
1인 주문이 가능한 보!쌈!정!식!!
야르-
살코기만 내주는 살만
또는 살과 비계가 적당히 섞인 섞어 중 하나를 골라 정식을 주문하면
요래 한 상을 내어주신다.
내가 주문한 건 섞어서 정식 1인.
간단한 밑반찬과 함께,
사람이 되기 위한 필수 섭취항목 마늘 한주먹.
상추와 향긋하게 무쳐낸 채소무침.
나는 상추쌈을 좋아해서 주신 상추를 다 먹고 저 채소무침까지 꼭꼭 다 먹게 되더라.
그리고 고기라고 하면 자고로 기름진 것이 진리.
섞어 1인 접시.
(그런데 오랜만에 갔더니 뭔가 미묘하게 양이 좀 적어진 것 같기도 하고...?🤔)
여긴 점심시간에 맞춰가도,
조금 느지막이 가도 직원분들이 뭔가 계속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이고 계신다.
오늘에야 알았는데, 보쌈김치는 직원분들이 직접 만들어 내주고 계셨군요.
어쨌든 이 근방에서 점심에 편하게 혼자 앉아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으니,
그것만으로도 앞으로 계속 찾게 될 집.
시끄러운 주변의 소리도 혼자만의 꿀 같은 점심에는 다 백색소음.
오히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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