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과 함께 둥지를 틀었던 성산동 내 첫 자취방.
3000-10, 반전세에 10평이 채 안되던 원룸 하코방ㅎㅎ
공간박스 몇 개와 이불 몇 장으로 시작했던 첫 살림이 어느샌가 야금야금 불어나더니,
이젠 수납공간이 필요해! 하며 사게 됐던 내 나무 침대.
서랍장이 아니고 왜 침대냐고 묻는다면,
그때 당시 아마 벙커침대니 뭐니 이런 거에 꽂혀서 공간을 새로 창조한답시고 고민에 고민을 더하다,
고민이 너무 과했던지 갑자기 전혀 생뚱맞은 퀸 사이즈의 평상형 침대를 골랐었다ㅎㅎ
아마 당시 내 수준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대에,
평상형이면 매트리스도 당장 안 사도 되고,
침대 아래에 서랍자리를 만들수도 있겠다 싶어 골랐었겠지.
그때는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었을거다.ㅎㅎㅎ
다만 방이 너무나도 좁아서 침대가 들어오고 나니 정말 침대 하나 더만큼의 공간밖에 남지 않아 우스운 모양새였지만.
그래도 그 싸구려 침대가 나쁘지는 않았던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몇 번의 이사에도 중도탈락 없이 울고, 웃고 서울생활을 함께 했었다.
마지막 이사 이후,
기력이 쇠했는지 다리가 어긋나고, 등 허리께가 꺼져가도 억지로 붙잡고 자는 자리를 바꿔가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다가,
삐걱대는 소리가 심해서 더 이상은 미룰 수 없어 오랜 기간 정들었던 침대를 보내고
드디어? 결국엔? 새로운 침대를 들였다.
사설이 너무 길었는데,
그리하여 1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했던 내 소중한 추억은
이제 대형폐기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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